반도체 장비 '불모지' 개척…곽노권 한미반도체 회장 별세

입력 2023-12-04 18:19   수정 2023-12-05 01:11

한국 반도체 장비 산업 발전에 크게 기여한 것으로 평가받는 곽노권 한미반도체 회장이 4일 별세했다. 향년 85세.

고인은 1938년생으로 인천기계공고를 졸업하고 이천전기공업을 거쳐 1967년 모토로라코리아에 입사했다. 14년간 경험을 쌓은 뒤 1980년 한미반도체의 전신인 한미금형을 설립했다.

곽 회장은 당시 불모지와 다름없던 한국 반도체 장비 산업에서 국산화를 주도하며 기술력을 글로벌 수준으로 끌어올렸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가 1998년 개발한 대표 장비 ‘비전 플레이스먼트(Vision Placement)’는 2004년부터 현재까지 세계시장 점유율 1위를 기록하며 320여 개 글로벌 반도체 기업에 공급되고 있다. 한미반도체는 마이크로 쏘, EMI 실드, 본더 등의 반도체 장비와 관련해서도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한미반도체는 인공지능(AI) 서버용 반도체인 고대역폭메모리(HBM)의 필수 장비 ‘듀얼 TC 본더’를 개발해 SK하이닉스에 공급하고 있다. 시가총액은 5조8000억원 수준으로 국내 반도체 장비 업체 중 가장 크다.

곽 회장은 1991년에는 한국반도체산업협회 부회장을 맡아 반도체산업의 위상을 높이는 데 큰 역할을 했다. 반도체산업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2013년 우수자본재 개발유공자로 선정됐다. 기업인으로서 최고의 영예인 금탑산업훈장도 받았다. 최근 경영 일선에서 물러날 때까지 곽 회장은 약 42년간 현장을 진두지휘했다.

고인은 취약계층 아동을 위한 의료 지원, 장학 사업, 교육 사업 등 기업의 사회적 책임 강화에도 힘썼다. 한미반도체 관계자는 곽 회장에 대해 “고객 만족을 최우선 가치에 두고 차별화한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하며 장비 국산화의 초석을 다졌다”며 “국내 반도체 장비 1세대 기업인으로서 국가 발전에 공헌하는 데 평생을 바쳤다”고 소개했다.

장례는 한미반도체 회사장으로 치러진다. 빈소는 삼성서울병원 장례식장 17호실이다. 유족으로는 아들 곽동신 한미반도체 대표(부회장)와 딸 곽혜신·곽명신·곽영미·곽영아 씨가 있다. 발인은 6일이다.

황정수 기자 hj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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